아기와 함께 스위스 여행: 1주일 일정
숙소 발코니에서 보이는 풍경
우리 가족의 첫 해외여행, 그리고 아이와 함께 한 첫 유럽 여행은 아이가 10개월이었을 때였어요. 어떻게 결론에 이르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리는 첫 유럽 경험으로 스위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명한 선택이었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꺼 같아요 - 첫 유럽여행지를 스위스로 골라서 다른 나라 여행을 가도 스위스 여행을 따라잡기 힘들더라구요. 신이 축복한 나라라고 불리는 만큼 풍경을 가로지르는 자연의 양은 말 그대로 믿을 수 없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당시 아이의 나이를 고려할 때, 스위스로 가는 결정은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가족은 야외 활동을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등산 같은 활동은 고려하지 않았어요 (비록,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다시 방문할 예정이기는 해요). 하지만, 저희는 여전히 스위스의 자연 경관을 감상하고 싶었고, 아이 나이가 어려서 까다로움을 고려해 식당을 찾는 데 대한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10월 초에 스위스를 방문했는데, 이로 인해 더위나 추위 없이 스위스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시원한 가을 바람은 저희의 경험을 한층 더 즐겁게 만들어 주었고, 여행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었답니다 :)
7일간의 여정:
1일차: 그린델발트로 여행
JFK에서 ZUR로 가는 스위스 항공사를탔고, 아이가 잘수 있도록 일부러 밤비행기편으로 예매했어요. 취리히에 도착한 후 차를 빌려, 베르너 알프스에 자리잡은 그린델발트라는 그림 같은 마을로 가는 경치 좋은 드라이브를 시작했습니다. 취리히 공항에서 약 2.5시간 걸렸고, 그린델발트에 가까워질수록 눈앞에 벌어지는 광경은 정말 어마어마했어요. CG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화려한 호텔 대신, 저희는 산속의 클래식한 스위스 스타일 샬레에서 넓은 공간을 즐기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식으로 비교하자면 펜션리조트랑 비슷할것 같아요. 오후에 샬레에 도착해 몇 시간 동안 필요한 낮잠을 잔 후, 발코니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겼어요. (저희가 머물렀던 샬레 정보는 여기서 읽어보세요).
I mean, I don’t think views can get any better than this.
특별하게 계획하고 온 베른이 아니였어서 뭘 볼지도 모르고 어딜 가야할지도 몰라, 일단 걸어다니며 구경이나 하기로 했어요. 도시 자체가 너무 예쁘다보니 계획없이 걷기에 딱 좋은 곳이더라구요 ^^ 걷다가 독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슈니첼 그리고 독일 소세지도 먹고, 큰 광장에 나가 아이들이 뛰어노는것도 구경하고 저희 아이도 덩달아 같이 뛰어놀며 즐거운 오후를 보냈습니다.
가족여행 팁: 시간이 되신다면 베른의 상징인 곰을 볼수 있는 베어파크에 들러보세요.
3일차: 라우터브루넨
놀라운 경관과 폭포로 유명한 라우터브루넨! 라우터브루넨은 그린델발트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고 그 경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에요. 멋진 경치는 둘째치고, 라우터브루넨으로 운전해서 간 이유는 남편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이라니..버킷리스트 목록에서 지우기에 완벽한 장소, 맞죠? 저는 아기도 있고 고소공포증이 심해서 당연히 타지 않았지만, 가족 모두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갔어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드라마틱한 작별 인사를 하고, 저랑 아기는 남편이 곧 착륙할 곳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내려갔어요. 케이블카 자체도 주변의 아름다운 녹색 풍경을 볼 수 있어서 패러글라이딩이을 하지 않아도 꼭 타보기를 추천드려요~ 패러글라이딩을 경험한 남편의 리뷰는 “최고!” (라우터브루넨 페러글라이딩 리뷰는 여기서 읽어보세요).
라우터브루넨에서 패러글라이딩
4일차: 그린델발트 피르스트
스위에서 온지 벌써 4일차. 샬레에서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현지 마트 쿱에서 샌드위치, 과일, 요거트를 사서 피르스트로 향했어요. 라우터브루넨에서 이어 다시한번 케이블 카로 이동!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언제나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것 같아요.
캐이블타고 피르스트 올라가기
피르스트 정상에 올라가니 공기도 다른것 같아요~ 경치는 말할것 없이 아름다워서 한참을 걸었습니다. 저희는 10월초에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푸릇푸릇한 느낌은 없었지만, 스위스의 가을을 감상하는것도 멋졌어요. 특히 한눈에 보이는 아이거산과 융프라우의 경치는 마치 엽서를 보는듯한 느낌이였답니다. 일라이를 아기띠에 매고 짧은 하이킹을 할지 말지 고민한 끝에, 역시나 하이킹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카페 밖에 자리를 잡고 시원한 맥주와 준비해 온 점심을 즐겼습니다. 바람. 경치. 음식. 맥주. 이보다 좋을수는 없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피르스트 정상
여기는 맥주도 더 맛있는것 같아요
Afterwards, we decided to go on a thrilling walk on the “First Cliff Walk,” a secured suspension bridge around the cliff of the mountain. Again, as someone afraid of heights I did not get to enjoy this as much as I would have liked, but the different views you get with each step is definitely worth it!
First Cliff Walk
호텔 발코니에서 보이는 뷰
아무래도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하다보니 일정을 빽빽하게 채우지는 못할걸 알아서, 애초에 여유롭게 즐기자라는 생각으로 갔어요. 그래서 루체른에서도 특별한 일정을 계획하지는 않았습니다. 유럽만의 특별한 작은 골목들과 그 사이사이에 있는 아기자기한 숍들을 둘러보며 얼마만에 여유를 즐겨보는건지~ 가족여행 하실때 꼭 이렇게 하루이틀 정도는 아무런 계획없이 다니시면서 그 도시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7일차: 취리히로 돌아가기
마지막 날, 호텔에서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하고 뉴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취리히로 돌아갔어요.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번 여행 전체가 얼마나 쉽고 편안했는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에서 너무 어리다, 기억 못한다, 고생만한다 이런 이야기 많이 들었었는데요, 일라이와의 여행은 수많은 경고(?)와 달리 너무 쉬웠어요. 저희가 도시를 둘러보는동안 동안 낮잠을 자고, 잘 먹고, 잘 놀고, 밤에도 잘 잤습니다 ^^ 사실 저희는 매일 볼거리나 반드시 해야 할 활동들로 가득 찬 대단한 일정을 갖고 있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도시를 걸어다니며 탐험하는 데 보냈어요. 아마도 그래서 일라이와 함께 스트레스 없이 여행할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스위스 이후로도 일라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잦아지면서 기록해야겠다 싶어 이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너무 아기였을때 갔던 스위스 여행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함께 산에 올랐던 사진, 본인 인생 첫 젤라또를 먹었던 사진, 아빠가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진등을 보며 함께 즐거워하고 웃으며 이야기할수 있는 추억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이렇게 많은 곳을 여행하며 아이가 세상에 대한 견문이 더 넓혀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저희는 오늘 다음 여행지를 계획해봅니다 :)